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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의 반격'을 읽게 된 이유는 몰스킨 때문이었다.
디지털 메모 도구를 많이 사용하지만 한편으로는 손글씨 메모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고, 그에 따라 선택한 노트가 몰스킨 이었기 때문이었다. 몰스킨이 물론 비싸다. 돈이 많아서 궂이 몰스킨을 구매하는건 아니고 몰스킨으로 적었을 때 보관으로 계속 이어져서 계속 구매를 하게 되었다.
보관한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 있어서인데, 몰스킨 특유의 두꺼운 종이와 어떤 페이지를 피더라도 쓰기 용이하게 펼져지는 구조, 밴드와 두꺼운 커버로 인해 가방에서 손상되지 않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비싸기 때문에 조심히 다루는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럼 몰스킨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걸까?
몰스킨은 '모모앤도도'라는 회사에서 다시 만들어 지게 된 제품이다. 여기서 다시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원래 몰스킨이 모모앤도도에 의해 만들어지기 전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창업자 세브레곤디는 브루스 채트윈의 <송라인> 책에서 저자가 선호라는 노트에 대해 나온 부분을 읽는데, 본인이 사용했던 노트와 동일한 제품이란 것을 발견한다. 그 노트가 현재는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하고 새로운 브랜드로 출시를 하게 된다.
몰스킨의 광고 문구 중에 "아직 씌어지지 않은 책"이란 표현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표현이다.
책을 쓰고 싶다는 욕구.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의견이 아닌 나 만의 의견을 적을 작은 메모들이 모여서 나만의 창의적인 생각들이 형채로 보고 싶은 소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씌어지지 않은 책에 나의 생각을 담고 싶다. 흘려가는 생각들을 붙잡아서 눈에 보이는 형태로 표현하고 싶다. 그럼 소망이 몰스킨이라는 브랜드에 투영되서 선호하게 된 이유이다.
책에 나온 한 구절이다.
우리 인간은 시각, 후각, 미각, 촉각, 청각 같은 감각기관을 통해 매우 물질적인 자극을 필요로 합니다.
나는 생각을 남기고 책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몰스킨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풀고 있는지 모른다.
디지털 세상에서 뭔가 다른 자극을 원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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